[주위를 돌아볼 여유]

어느 순간 계절의 변화에 둔감해졌다.
그만큼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그랬다.

봄이 오면 새싹이 돋아나길 기다렸고
여름이 오면 시원한 계곡을 떠올렸으며
가을이 되면 알록달록한 설악산에 가고 싶었고
겨울이 되면 새하얀 눈이 언제 내릴까 설레어했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생각이 자연스레 사라진 건지
팍팍한 세상살이에 젖어
계절의 낭만을 느끼지 못하게 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내 모든 것을 살짝 내려놓고
주위를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했던 이유가 제일 클 것이다.

  • ‘나에게 고맙다’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