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떠나 보내며

긴 여운을 남긴 채
앙상한 가지에 마지막 남은
이파리가 떨어진다

높게만 느껴졌던 하늘도
이젠 서서히 자리를 옮겨
새하얀 눈빛으로 무장한
동장군을 맞으려 분주하고,

떠나려는 슬픈 너를
위로해 주듯 첫 눈이 내려와
다시 만날 후년을 기약하며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다

이제는, 이별을 고하련다
떠나려는 뒤안길에
만감이 교차한다

그리고, 사랑과 우정
그리움을 남겨두고
쓸쓸히 돌아서는
너의 뒷 모습을 보며

어느새 눈가에 이슬이 맺혀
새벽 찬 서리 내리 듯
그렇게 하얀 비를 뿌린다

      - 김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