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
삶의 언저리에서
가끔씩 감당키 어려운 무게로 인해
두 어깨가 쳐져 있을 때

언제든지 찾아가
아무런 말 한마디 없이
옅은 미소만을 보내도

다시금 힘을 얻을 수 있는
참 마음 편한 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과의 얽히고 설킨
인연 속에서 서로 정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동안
하찮은 일로 속이 상해
아픈 마음 달래지 못하고 있을 때

살며시 다가가 아무 말 없이
등만을 토닥여 주어도
바로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는
참 마음 편한 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느 누구나
가슴에 비밀 하나쯤은
묻어두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 비밀스런 마음의 풍경마저
아무 거리낌 없이 다 보여 주어도
자존심이 상하거나
수치스러움을 느끼지 아니하고

오히려 비밀의 문을 열어 놓음으로 해서
더 답답해하지 않을
참 마음 편한 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참 마음 편한 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강시원, 생각 한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