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비우니 편한 것을

마음 비우기 전엔 몰랐던 아름다운 세상을
마음을 비우고 이제 알았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나니
비운 만큼 채울 수 있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습니다.

마음 비우기 전에는
어떡하면 가득 채울까 욕심이 생겨나고,
무엇이든 갖고 싶은 생각으로 넘쳐 나던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마음 비우고 빈 몸이 되고 보니
세상을 바로 보이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빈 몸이 되기 전엔 허울 좋은
가식 덩어리가 가득 차서 넘쳐 흘러 내리던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이제야 알았습니다.

마음 비우기 전에는
세상 사람 모두를 불신하고 믿지 않았는데,
세상은 아름답고 향기롭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마음 비우고 이제야 알고 보니,
이렇게 쉬운 걸 예전엔 몰랐습니다.

가질 거와 버릴 것을 알게 되니
희망 찬 미래와 행복이 보이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법정 스님 ‘무소유의 행복’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