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서

내가 만든 작은 꽃밭에
아침마다 인사하러 가면

예쁜 꽃들이
손을 들고
시 낭송을 하겠단다

저요 저요
여기 있어요
우리도 있어요

나는 누구를 시킬지 몰라
그냥 그냥
웃으며 서 있는
행복한 사람

꽃향기에 어지러운
꽃선생님이다
시험도 숙제도 안 주는
맘씨 좋은 담임이다

-이해인 ‘희망은 깨어 있네’ 중-